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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lden Gate State Park – Coyote & Mule Deer trail

간만에 다시 등산 나왔는데, 별 생각 없이 찾다가 또 Golden에 왔다. 그 전주엔 뉴욕에 가서 투표도 하고, 등산도 했고 맛있는 것도 먹었는데 사진이 없다. 뉴욕에 사실 간만에 술친구들 보러 간 것도 있지만, 탄핵엔 별 공헌을 못했으니 투표라도 하러 가자 싶어서였는데, 편도로 1800 마일이상 이동하고 교통비로만 50만원쯤 쓴듯-_- 그 와중에 유나이티드는 가능한 불매해야겠다는 계획과 겹쳐서 친구집에서 가까운 공항 두고 JFK로 들어가느라 삽질. 그 전까지 이런 것에 관심이 없었던 게 자랑은 아니지만, 과연 태평성대는 백성/국민이 정치에 신경 안쓰게 해주는 그런 시절. 여튼 뉴욕은 뉴욕이고, 평소에 너무 수다 안 떨어서 간만에 만나서 떠드느라고 목이 잠겼지만, 사진은 거의 없어서 그냥 대충 이정도. 뉴욕 도시보다 자주 가고 있을지도 모르겠는 호보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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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골에 있다가 가서 놀란 건, 뉴져지/뉴욕 너무 한국이라서 심지어 등산하러 간 곳에도 한국 사람들 진짜 많았고, 산 자체도 한국산이랑 좀 느낌이 비슷;;

각설하고, 목적지로 향하는 길의 날씨가 매우 좋았다. 모처럼 내 차 유리창도 깨끗한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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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공원에 들어가서 적당한 주차장에 세우자마자 깨달은 건, 혼자 다니기엔 너무 지도를 못본다는 것-_- 공원이 크긴 하지만, 들어가고 나서 둘 중 하나 골라야 하는 곳에서 반대로 간 덕에 원래 목적지가 아닌 곳에서 등산을 하게 되었다. 원래는 공원의 동쪽에 있는 산에 오르려던 거였는데 신나게 서쪽으로 가다가 깨달아서 돌아가기 싫어서 그냥 눈 앞에 있는 등산로를 오르기로;;

맵으로 잘 보이진 않지만, 오른쪽의 Burro를 메인으로 등산할 계획이었는데, 왼쪽의 Mule Deer와 Coyote 트레일을 돌게 되었다. 그 동안 이 동네에서 깨달은 건 전에 살던 동네에 비해 Easy-Moderate-Strenuous의 등급이 좀 박하다는 건데 (힘들다면 진짜 힘들다), Coyote는 예상보단 괜찮았음. 여튼 다해서 이런 저런 시간 합해서 3시간, 7.5마일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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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입에 이런 집이 있어서 화장실인가 했으나, 이건 옛날 밀주 만들던 공장이라고 한다. 주변에 그걸 나르던 폐차까지 보존되어 있다. 이걸 시작으로 심지어 팟캐스트로 맥주에 관한 걸 듣고 있자니, 등산 4마일쯤 지나서부터는 맥주맥주맥주 하면서 내려가게 되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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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파노라마 포인트라고 불리는 대략 꼭대기에 올라가면 보이는 뷰. 어딜 가나 꼭대기의 눈덮인 산을 멀리서나마 보게되는 듯. 열심히 3, 4마일 등산해서 올라왔으나, 미국의 많은 꼭대기가 그렇듯, 사실 차로 올 수 있다;IMG_9063

내려오는 길은 아마도 아스펜 (사시나무?)으로 추정되는 나무와 아직 노란 풀. 길에 정말이지 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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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적으로, 아마 트레일한 거리 자체는 거의 원래 계획대로 된듯. 조금 일찍 왔으면 Coors공장에 갈 수 있었을텐데 (공짜 맥주를 위해서-_-) 거의 닫을 시간에 시내로 내려온지라, 맥주가 다양한 바에 갔는데, 마침 켄터키 더비 날이어서 사람들이 열광적으로 말 달리는 걸 보고 있었다;; 그러고보면 들어보긴 했으나, 길었던 미국 생활동안 티비로나마 켄터키 더비를 본 건 처음인듯.

뭔가, 별 재미는 없는 글이지만, 모처럼 그나마 한두개씩만 밀리고, 기록하고 있는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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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mney Gulch – Lookout Mt Tr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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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슬 스키 시즌이 끝나간다, 라기보단 이미 끝난거나 다름없지만, 좀 미련을 갖고 쥐어잡고 있는데, 오늘이 근처 최고 큰 스키장의 마지막 날이라서 사람 구경하러 갈까 했는데, 이미 어제 다른 스키장에 다녀오기도 했고, 날씨가 너무 따뜻해서 스키 타기 아주 좋은 상태는 아닌지라 오늘은 노선 변경해서 등산. 스키 타러 갈때는 보통 1.5에서 2시간 정도 운전해서 가니까 최대한 가까운 곳에서 어느 정도 오를 수 있는 곳으로 찾았다.

여긴 Golden, CO – Coors의 본산지 – 에 있는 등산로로, 원래는 저 빨간 화살표 두 개 사이의 chimney gulch trail을 돌아보려고 간 거였는데, 첫번째로는 시작 지점의 주차장으로 표시되어 있었던 지점이 (아마도 틀린 거 같고) 공사중이었고, 어차피 산에 오를텐데 찻길에 계속 올라가길래 따라 올라가다가 적당히 멈춘 곳에서 시작해서, 등산로가 끝나는 곳이 정상이 아니길래 조금 더 올라가서 저렇게 된 것. 지도에서 보면 windy Saddle Park라고 하는데 골짜기에서 올라오는 바람 때문에 저렇게 이름 붙였다고 하고, 그덕에 저렇게 행글라이딩이나 패러글라이딩 하는 사람들이 제법 있었다.

왕복으로 같은 길을 5.4 마일 정도 걸은 셈이고, 중간에 적당히 경치보고 사진 찍는 정도로 멈추면서 2.5시간 (밥 먹은 시간은 빼고). 꽤 꾸준히 오르막인데, 자전거 타는 사람들이 많은 걸로 보면 알 수 있듯이 적당한 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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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저기 리뷰에 보면 사람이 무지하게 많은 트레일이라고 하는데, 등산로에 사람많음에 대한 기준이 너무 다른 건지, 부활절이라 그런지 생각보다 양호했다. 다만, 경사가 한국의 흔한 뒷산 정도는 되는데, 마운틴 바이크 타시는 분들이 많아서 생각없이 걷기엔 좀 무리가 있는 길인듯 하다.

아래와 같은 꽃이 정말 많았는데, 저렇게 광각으로 찍어놓으니 벚꽃 비스므리 해보이긴 하지만, 가운데 술 부분에 긴 하얀 술이 있고, 저 부근에선 라일락이나 아카시아에 가까운 향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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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라가서 보이는 건 상당한 민둥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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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건 아마 아주 어렴풋한 골든 시내일 것.IMG_9039

저 멀리 나름 보이는 것이 덴버 시내; 그러고보면 어느 도시든 가면 전망대 같은데서 도시 스카이라인 보는 게 나름의 습관인데, 아직까진 굉장히 멀리서 이렇게 보거나 접근하면서만 봤지, 어딘가에 제대로 오른 적이 없다. IMG_9045

너무나도 부지런하게 도시락을 싸서 올라갔는데, 한국 길거리 토스트와 일반 샌드위치의 중간쯤이려나; 문득 생각나서 계란부침을 넣어봤는데 집에 양배추가 적양배추 뿐이라서 저런 먹으면 죽을 거 같은 색의 샌드위치가 되었다. 아침 제대로 안먹고 2.5마일쯤 열심히 오르고 먹었으니 맛은 있었다. IMG_9035

아주 특이하게 볼만한 경관이 있는건 아니고(콜로라도 경관에 익숙해지는 중), 열심히 자전거 타는 사람들이 제일 신기했던=_=a 집에서 멀지 않아서 좋고, 거리와 난이도가 적당. 사실 도시락까지 사서 갈 필요는 없었던듯;;

Fountain Valley Trail

사진을 업로드해둬서 금방 글을 쓸 줄 알았으나, 그럴리 없지. 훗.

Carpenter Peak에 다녀온 같은 날, 뭔가 모자란 듯 해서 주차장에 왔다가 좀 더 만만하고 편평한 트레일이 있는 거 같아서 추가로 다녀왔다. 이쪽이 조금 더 관광지에 가까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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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식으로, 앞선 트레일에선 위에서 내려다 본 그 바위를 크게 한바퀴 돌 수 있는 트레일로, 중간의 Lyons Outlook에 올라가지 않는다면 정말로 매우 편평한 길이다.img_8428

Lyons에 올라가면, 이렇게 다시 위에서 내려다 볼 수 있다. 카펜터스에 비하면 훨씬 낮고 가까이서 보는 셈. 약 10분정도만 올라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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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이 지역에서 보내는 시간이 얼마 안되는 사람이 올 곳은 아닐테지만, 이쪽 트레일이 이곳의 특징적인 지형을 잘 보면서도 짧고 간단하게 다녀올 수 있는 곳이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Garden of Gods에 비하면 규모가 작지만, 대신 사람이 별로 없어서 한적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리고, 모든 운동은 역시 고기를 먹고 맥주를 마시려고 하는 거니까. 무려 ‘Living the Dream’이라는 이름을 갖고 있는 브루어리 (이건 뭐라고 한국어로 불러야하는지 잘 모르겠다. 맥주 양조장?) 주 안에 327개의 맥주양조장이 있다는데, 틈틈이 다니는 통에, 여기 온 것이 몸에 좋은 건지 아닌지 좀 알기 어렵다;; 어떤 곳은 음식도 팔기도 하는데, 대부분은 그냥 푸드 트럭이 사람 많은 시간에 와서 음식을 팔고, 술만 파는 듯. 여기도 음식은 바깥의 푸드트럭에서 샀는데, 내가 아무리 고기를 좋아한다지만, 좀 심각한 두께의 고기였다;; 뭐, 고기는 맛이 있었고, 어차피 버거를 거의 해체해서 먹는 주제에 할 불평은 아니지만, 그래도 뭔가 버거다움을 보여달라고-_- 10마일 이상을 등산한 보람을 느끼게 해주는 버거였다. 아, 맥주는, stout와 porter 쪽이 더 유명한 곳인듯, 다른 맥주들도 약간 malty해서 아주 취향은 아니었지만, 나쁘지 않았음. 이제 겨울도 와가고 하니 슬슬 스타우트와 포터에 관심을 가져야하나 싶다; (기승전 주지육림이군요)img_8465

2015년 여름의 스페인, 안달루시아

대충 이러하게 여름 스페인 여행을 다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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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에 듣고 읽은 이야기들 중 뇌리에 박힌 이야기로 남의 여행기란 남의 조카 이야기 같다는 것과, 여행 에세이를 출판하는 용기를 이해할 수 없단 것이었던 지라, 그나마 있지도 않은 필력이 쪼그라들 판이지만, 달리 생각해보면, 이 블로그에 글 쓴다고 누구 돈 들어가는 것도 아니고, 여기 썼다고 누군가의 눈 앞에 들이대는 것도 아닌데, 좀 쓰면 어떤가 싶다.

그나저나, 블로그 생활 약 10년차이며, 굳이 블로그의 카테고리를 정하자면, 생활 및 여행 블로그일 터인데, 그 기나긴 시간동안 한가지 배운게 있다면, 난 99%의 확률로 한두개의 글을 쓰면 지쳐 나가떨어질 것이니; 첫날부터 시간순으로 기록하는 건 조금 미뤄두고, 일단 총평을 해둬야겠단 것이다. (게다가 유일하게 이 여행에 대해서 기록을 요구한 이가 나에게 최소한 일정을 기록해두라고 했기 때문에;; ) 혹여나 스페인 여행 따위를 검색해서 들어오시는 분들을 위해, 만약 좀더 자세한 여행기를 남긴다면, 조금은 정보가 있는 글을 남겨보려고 생각중이지만, 내 여행 방식은 너무 중간값스럽달까, 과연 누군가의 취향에 맞을 수 있을까 싶다. 말하자면, 돈을 대단히 잘 쓰는 것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제대로 절약하지도 않고, 먹고 마시는 게 정말 중요한 사람이지만, 그렇다고 돌아다니는 걸 포기하고 먹고 앉아있을 사람은 아니고, 미술관이나 박물관을 아주 좋아하진 않지만 일단 집어넣어 놓으면 찬찬히 (글을) 보는 사람이고, 기차나 버스로 이동하는 것도 좋아하지만, 직접 운전해서 다니는 것도 좋고, 뭐 그런 식으로 마치 별자리 운세처럼, 여기에 맞추면 여기에 맞는듯, 저기에 맞추면 저기에 맞는 듯한 여행을 즐긴달까;; (한가지 부지런히 찾아다니는 게 있다면 그 지역에서 높은 곳 올라가기;; )

전반적으로 여행은 10박 10일이었고, 마드리드로 입출국이 정해져있었던 상황에서, 일단 추천을 받고, 서점에 가서 대충 책 몇 시간 뒤적거려보고, 영어로는 10 day spain itinerary 따위를 검색하고, 한글로도 스페인 여행 같은 거 검색하고, 지도를 노려보고 정했던 듯 하다. 그래서, 가야겠다고 생각한 지점이 Madrid, Granada, Sierra Nevada (Alpujarra), Nerja, Ronda. Seville 정도. 일단 어머니께서 숙소 일정을 내놓으라셔서 대충 여유롭게 짜서 첫날과 마지막 날 숙소를 예약하고, booking.com의 취소 가능을 이용해서 중간 몇군데 예약해뒀는데, 스페인을 한번만 가봤으니, 이게 제일 좋은 여행이라고 말은 못하겠지만, 결론적으로 원래 일정을 변경한 곳도 없었고,  좀더 짧게 잡을 걸 그랬다고 생각한 곳도 없었는데, 대부분의 도시에서 조금씩의 아쉬움을 남기고 왔다.

이런식으로 여행 다녀오면 보통 어디가 제일 좋았냐는 질문을 하는데, 딱히 도시들이 내가 줄세우기를 한다고 해서 삐치는 것도 아닌데도 참 곤란한데, 그건 그냥 내가 원래 그런 인간이라 그런것이리라; 굳이 한 장소를 꼽자면 알함브라 궁이 가장 인상적이었고 (그러나 정말 사람이 많다),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건 시에라 네바다에서 등산한 거고, 다시 가게 된다면 론다 근처에서 하이킹을 할 시간을 좀 여유롭게 둘 거 같고, 와이너리를 좀 둘러볼 거 같다.

같은 걸 다시 할때, 다르게 해야 할 거라면, 일단 음악을 좀 저장해 갈 것이다!! 나이가 들면서 음악을 챙겨서 듣는 일이 거의 없어졌고, 기껏해야 (가뭄에 콩나듯) 조깅할때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하던 요즈음인지라, 마지막 순간에, 운전하는 동안 듣게 음악이나 좀 넣어가야겠다는 생각을 했으나, 아이폰 용량도 너무 작고, 이미 너무 늦었고, 해서 인터넷이 되겠거니 하는 안일한 생각을 하면서 음악을 결국 못 넣어갔는데, 막상 운전할 땐 안될때가 제법 있어서 자체 주크박스를 작동해야 했던 고통. 인터넷이 될 땐 주로 한국 라디오를 들었는데, 정말 요즘 아이돌들은 뉴타입이 아닌가 싶다. 한국보다 5, 6시간 늦는 관계로, 낮 시간에 운전하게 되면 주로 배철수 – 써니 – 타블로 – 종현으로 이어지는 저녁 – 심야 방송을 듣게 되는데, 써니랑 종현에게 의외로 긍정적으로 놀랐다. 그리고 소설책을 들고가지 않겠다. 혼자 여행을 간 적이 없어서, 대부분의 경우 남는 시간이 있는 지라 읽을 거리가 아쉬운 때가 대부분이었는데, 일단 해외로 나가면서 처음으로 데이터 로밍해갔고 (뭐 한다고 그리 열심히 보는지는 모르겠지만, 트위터에서 내가 못 본채로 타임라인이 지나가면 왠지 거슬린다;; ), 워낙 나돌아다녀서 누우면 바로 뻗어 잤던지라, 책을 읽을 시간이 없었다. 인정해야겠다, 나에겐 독서가 우선순위에서 꽤나 아래 있는 활동이란걸. 마지막으로 카메라 렌즈는 하나만 들어야겠는데, 여전히 고민중. 워낙 사람을 안찍고 자연을 좋아하다보니 광각렌즈가 대충 맞는 선택인데, 광각렌즈로 찍는 사진들은 전반적으로 좀 싱겁게 되는 경우가 많아서. (그냥 제 실력과 센스인거겠죠 ㅠ_ㅠ) 그러고보면 그 전의 여행경력이야 그렇다 쳐도 거의 매주 짐을 싸서 출장다닌 것도 거의 1년이 다 되어 가는데 아직도 결국 짐싸기의 문제.

그리고, 혼자가 어땠는가 하면, 아마 누군가가 같이 가자고 하면, 대부분의 경우 같이 가는 걸 택할거다. 그건 나한테 같이 여행가자고 하는 이들이라면 분명 그로 인한 불편함보다는 훨씬 더 많은 즐거움을 줄 거란 확신이 있어서이지, 혼자여서 심심하거나 힘들었기 때문은 아닌 거 같다. 요는, 떠나는 건, 혼자이든 함께이든, 늘 좋다는거! 구체적으로는, 온전히 내가 원하는 대로, 내 페이스 대로의 여행을 할 수 있어서 대단히 좋았는데, 함께 나누고 대화할 수 있는 사람이 없는 것은 아쉬웠다. 게다가 내가 그 누구에게도 한국인으로 보이지 않아서 (안타깝게도 동아시아인으로서, 게다가 실제론 한국인인 당신이 한국인으로 보이지 않는다는건, 꽤 높은 확률로 후줄근하단걸 뜻함; ) 아무도 나에게 한국어론 말을 걸지 않고, 또 당연히 영어를 하는 자들에겐 내가 영어를 하는것처럼 보이지 않을테고, 난 스페인어를 할 줄 몰라서 10일동안 아마도 제대로 된 문장을 10개 미만으로 말했을지도 모른다는 슬픔이 있었다; 근데 막상 지나고 나서, 손목에 차고 있던 만보계가, 하루 평균 29000 걸음을 걸었다고 말하는 걸로 보아, 누군가와 함께 했다면, 아마 내가 좀이 쑤시거나, 그쪽이 지쳐나가 떨어지지 않았을까 싶긴 하다. (내가 친구와 여행가면 어머니는 늘, 나와 함께 간 사람들의 건강과 상태를 걱정하신다; )

아, 근데 동행이 없어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던 때가 있었으니, 이런 숙소에 들어갔을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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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지금 이게 침대 있는 방에서 찍은 사진인데, 투명한 샤워실을 지나서 변기에 앉아있는 사람에게 인사할 수 있는 구조. 정말 서로 불편한 이 공간. 심지어 티끌하나 없이 잘 닦아놓아서 고해상도. 근데 이런 구조의 숙소가 하나 더 있었다. 홀로 여행하는 것의 장점을 하나라도 더 주려는 배려인가!

여튼, 사진을 올린 김에, 몇 장의 사진을 첨부해보자.

그라나다에 여행가는 아마 거의 모든 이들이 목적지로 할, 알함브라 궁. 낮에 가보고 인상적이어서 밤에 다시 한번 가보았다. 언젠가 사람이 없는 알함브라를 볼 일이 있으려나. 무슬림 유적지를 제대로 본 적이 없어서 그런가, 아니면 명성에 선입견이 들었던가, 드디어 휴가가 시작되었단 기쁨이었던가, 여튼 정말로 좋았다. 다만, 아주 비수기는 아니지만 초성수기 역시 아닐 8월말일텐데 (더워서 죽는다고 8월이 비수기라 한다) 개장시간의 거의 70%의 시간동안 있었는데, 늘 사람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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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에 갔던 Capileira. 여기 역시 과거 무어인들의 도시로, 대단히 하얗다. 가보진 않았지만 아마도 프리힐리아나와 비슷한 느낌이 아닐까. 아주 작은 도시고, 그 자체로 방문할만한 도시라기보다 (비탈과 골목을 좋아한다면 도시만으로도 충분히 가볼만하다), Alpujarra라고 불리는 이 지역의 몇 개 도시를 걸어서 돌아보거나, 아니면 Sierra Nevada를 등산하려는 이들에게 거점으로 삼기 좋은 도시, 라기엔 작은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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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 마을에 갔던 이유는 Mulhacen (뮬라센 정도인데 특수부호를 쓸수 없어서 대충 생략) 을 오르기 위함이었다! 스페인 내륙에서 가장 높은 산이라고 했고, 중턱까지 차로 갈 수 있다고 해서, 왕복 5시간 정도면 갈 수 있다고 해서 별 준비 없이 갔는데, 약간 죽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_=a 여튼, 제대로 알아볼 수 없지만, 정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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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을 마치고, 무조건 쉬겠어, 라는 생각으로 머문 바닷가 도시 Salobrena(살로브레냐쯤? 특수부호를 쓸수 없어서 대충 생략)에서 뭔가 먹어야할 거 같다고 어슬렁거리다가, 당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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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카소가 난 동네, Malaga (말라가인데, 특수부호를 쓸수 없어서 대충 생략)는 워낙 관광지화 되어 있다고 들었는데, 간만에 문명;;;을 느껴서 그런지 의외로 꽤 좋아서 좀더 여유롭게 가볼 수 있으면 좋았을거란 생각. 몇시간 못있긴 했다;; 시간이 없을때(혹은 시간이 있어도 어쨌든 보통 첫번째 선택) 도시에서 높은 곳 올라가기에 충실하게, 성벽에 올랐는데, 어릴때 집에 있던 성 장난감이 생각나는, 그야말로 충실한 성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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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유럽의 발코니라는 Nerja. 아마도 가장 많은 미국인을 보지 않았나 싶은 도시. 바다가 예쁜, 그래서 사람들이 많은 전형적인 서양의 해변 도시가 아닌가 싶다. 나른하게 누워서 휴가를 보내기에 정말 좋은 도시. 근데, 시간이 촉박한 여행을, 그것도 차 없이 하고 있어서 여기서 있을 수 있는 시간이 몇시간 안된다면, 포기할 수 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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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다음은 Ronda. 사진으로 절벽과 다리를 봤을 때 꼭 직접 보고 싶었고, 사진으론 표현이 안되는 압도적인 절벽이다. (사진으로 표현이 안된다는 건, 그냥 제가 제대로 사진을 못 찍겠다는;; ) 그리고 Ronda로 가는 길이 정말 멋있는데, 굳이 내 빈약한 경험과 표현으로 말하자면 유럽같은 캘리포니아;;;;;; 여러모로 캘리포니아의 풍광이 떠오르는 와중에, 조금 덜 광활하고, 그림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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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절벽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 보게 되는지라, 아래로 내려가 보고 싶어서 잠깐 걸어가봤는데, 그대로 더 가다가는 렌트카 반납 시간을 훌쩍 넘길 거 같아서, 대충 지도를 보고 가서 보게 된 풍경은, 내가 딱 원했던 그림이긴 한데, 정말 가는 길에 차가 파업하지 않은게 다행. 비포장, 급경사, 좁은 길, 급커브를 모두 갖춘 참 좋은 길이었다. 아, 다르게 할건, 미리 예약해서 작은차를 빌릴테다. 파삿같이 큰 차, 혼자서 필요없다고 ㅠ_ㅠ 심지어 처음에 3.4l/100km였던 연비가 12l까지 떨어지는걸 봤다;; 내 차가 아니어서 참 다행-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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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세비야. 에서 딱히 세비야 스럽지 않은 도시의 모습. 동생이 엄청 길 찾기 어렵다고 미리 경고해서, 세비야에서 나의 전략은, 목적지를 갖지 않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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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플라멩코는 제대로 찾아가서 봤다. 뭔가 가장 유명한 곳 중 하나라 들었는데, 사람이 정말 없어서 너무 코앞에서 내가 제일 앞에서 보고 있어서 좀 민망하긴 했지만, 진짜 놀라서 입이 벌어지는;; 말을 못알아들으니 노래 자체는 잘 모르겠는데, 타악기와 탭댄스 부부은 뭔가 그냥 가만히 보고 있을 수 없는 리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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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은 갑자기 작정하고 처음으로 미슐랭 스타를 받았다는 레스토랑에 찾아가서 와인 페어링까지 해서 먹어봄. 한 3.5시간쯤 앉아서 먹은듯. 몇가지는 꽤 놀라웠고, 전체적으로 맛있었는데, 미슐랭을 받게 되는 기준이 뭔진 약간 궁금해졌다. 내 얼마 안되는 경험에서도 이보다 맛있는 코스를 먹어본거 같긴 하단 말이지; 그나저나, 와인 페어링으로 나오는 술의 양이 상당해서, 과연 스페인이군…(너무 먹고 마셔서 그 유명한 에스파냐 광장에서 노숙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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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비야를 떠나서 똘레도. 해질 무렵부터 마을 옆산;;을 서서히 오르기 시작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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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진 후의 모습. 근데, 저 두 건물은 너무 밝고 나머진 너무 어두워서 야경을 제대로 찍을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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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다들 별로라 해서 그런지 생각보다 좋았던 마드리드 역시 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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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꼽아도 정말 위에서 찍은 사진이 많다;;

여튼, 잘 다녀왔습니다.

대륙 반대편.

그러니까 저번주에 술 열심히 마시고 바로 단풍놀이를 떠났다가 집에 돌아와서 급하게 짐 싸서 월요일 새벽같이 디씨로 출장. 분명 3일로 예약한 택시를 13일로 알아듣고 안와서 다시 전화해서 부른건 뭐 사소한 일이니 지나가고.

한주의 일정을 마무리하고 주말에 집으로 돌아가는 대신 이번주는 샌프란시스코로 날아보기로 했는데, 회사 규정을 맞추려고 보니 평소 다니던 디씨의 공항 대신 볼티모어 공항으로 가야하더라. 사실상 다른 공항에 비해 많이 멀지도 않고 해서 느긋하게 오피스에서 기어나왔는데 몇가지 착각을 했던 것이, 디씨 근방의 교통은 서울 친구 먹을만했지. 게다가 비가 신나게 오는 건 그 교통상황에 늘 도움이 된다. 좋지 못한 쪽으로. 해서 예상보다 늦게 도착하기도 했는데, 볼티모어 공항이 나의 예상보다 너무 커서 당장 렌트카 반납하는데가 공항에서 15분쯤 떨어져있고 ㅠㅡㅠ 공항에 도착했더니 짐 부치기에 너무 늦었다며 시도는 해보겠지만 너보다 늦게 갈지도 모른다더라. 뭐 힘 있나, 그러십시오, 하고 느릿느릿한 검색대를 초조하게 지나서 비행기를 타고, 미네아폴리스에서 잠시 멈추는데,  손꼽게 좋아하는 맥주를 공항에서 팔고 있지 아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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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도 없고 해서, 이 맥주의 안주는 수중에 있던 그릭 요거트였다는 슬픔이 있긴 하지만;; 생맥주가 아니어도 여전히 내 취향으로 맛있더라. 이번 여행은 맥주가 참으로 풍족한 여행이었는데, 그 좋은 시작이었달까.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하니, 다행히 나의 집은 나와 함께 무사히 도착. 뭔가 너무 낯익은 공항에 낯익은 차가 낯익은 운전자를 태우고 나타났다. 내 오랜 전 동거인을 근 반년만에 만났는데, 전혀 오랜만에 만난 거 같지 않아서 굉장히 좋았다. 운전이 여전히 조금 불안한 것도 그대로인 건 좋을 필요없지만, 대륙을 횡단해왔는데 집 반대편에서 집같은 기분이랄까. 게다가 무려 난 본가에 가서 김치를 먹어도 늘 새로운데 (늘 다른 스폰서;;; 가 있어서) 전동거인의 어머니가 만드신 김치는 어찌나 여전히 그대로인지, 김치에 한해서라면 엄마 김치보다 왠지 더 잘 알고 있을지도 모르겠는 전 동거인의 어머니의 김치…라니 묘하게 부적절하군.

부적절이라고 말할 거 같으면 결혼한 전 동거인의 집에서 전 동거인은 이미 출근하고, 그 남편과 같은 집에서 차례로 샤워를….. 음 웹사이트에 올리면 바로 개념없는 여자 일위로 오를 수 있을 거 같은 상황에서 사이좋게 전동거인의 회사로 가서 공짜점심을 얻어먹은 것이 금요일 일과의 시작.

회사 근처에서 일하는 척 하면서 잠시 커피 좀 마시다가, 이번엔 샌프란에서 날 재워줄 언니를 기다려서 함께 올라가는데, 금요일 오후에 샌프란 근교의 교통은 또 역시나 사랑스러워서, 30분이면 충분히 갔을 거리를 대략 2시간 넘게 운전해서 간 데다가, 별 생각없이 유니언 스퀘어 근처에서 밥 먹으려고 보니 모두들 만석. 그리하여 급하게 찾은 맥주집에서 식사를 해결하기로 했는데 나야 물론 맥주집이라면 좋지만, 맥주집이니만큼 너무 시끄러웠던 지라, 나올 때 즈음에는 노래방에 가서 밤새 노래라도 부른 듯  목이 완전하게 잠겨서 나왔더랬다. 난 대체 왜 내가 겪어보지 못한 일에까지 뭔가 해결책이라도 줘야할 것 마냥 핏대 세워 이야기하는 건가. ….역시 술이 문제려나.

여튼 다음 날은 샌프란 관광의 날. 일단 아침을 먹어줘야지. 뭔가 백만장자의 베이컨의 원조라길래 시켜봤는데, 일단 시럽을 너무 많이 얹어주어서 특별히 어느 부분이 무려 백만이나 갖고 있어야 먹을 수 있는 건진 잘 모르겠지만, 꽤 맛있었고, 감자가 인상적으로 바삭하고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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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여정을 정하던 중 얼마 전 왔던 트윈픽스가 구름 가득한 정경이었단 말 한마디에 바로 달려가 주신 트윈 픽스, 오늘은 아주 화창해서, 늘 구름낀 곳에 함께 하는, 그리고 가장 최근에 이곳애 힘께 와서 하얀 구름만 바라보았던 아부지께 제대로 자랑해 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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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2010년에 이곳에서 찍었던 사진은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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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곤 이만큼이나 훌륭하게 열량을 섭취했으니 그 다음은 운동! 자전거로 금문교를 건너는 것이 흔한 관광코스라기에 그쪽으로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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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어디선가 수십번은 본거 같은 사진을 자전거 위에서 찍으며 진행. 대략 유니언 스퀘어에서 금문교 사이에서 (특히 페리빌딩 근처) 쉽게 자전거 대여 할 수 있고, 우리에게 빌려준 아이가 추천해준 바에 의하면 자전거를 타고 소살리토에 가서 배를 타고 되돌아오는 대략 4시간 정도 걸리는 코스. 금문교를 건널 때까진 생각보다 비탈이 없기도 했고, 과연 배만장자의 베이컨엔 백만 칼로리가 있었는지 영 힘이 떨어지질 않아서 돌아올 때도 배보다는 자전거로 올 수 있겠다 싶었는데 금문교를 건너는 순간, 거의 밥슬레이에 가까운 길을 자전거로 내려가게 되어서 다시 그 길을 돌아가는 건 불가능 하단 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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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배를 타고 왔는데, 여러번 샌프란을 방문하면서 한번 가봐야겠다 생각하지만 늘 멀리서 보기만 했던 알카트라즈를 그나마 가까이서 봤지만 이번에도 가진 못했지.

그리곤 저녁엔 아주 간만에 모인 기독교 한인 여성 술모임 정도로 명명하면 되려나; 남의 교회의 술 잘 마시는 자매님들에게 꼽사리 껴서 간간히 함께 술 마시던 비종교인 (본인) 이었는데, 2년정도 만에 멤버가 모두 모인 듯. 뭔가 정신없이 수다떨고, (심지어 사진도 안찍고 ) 먹고마시고, 다음 날은 또 아틀란타 모임의 70프로 이상은 다시 재회하여 점심/커피. 나이가 들어 만나는 이들과 친구가 되는 것이 얼마나 힘든가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대학원이 이미 새로운 친굴 만나기 힘든 곳이라 생각했단 때가 있었단 걸 감안하면 여전히 희망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요는 아마도 이렇게 여행을 가서 장소 대신 사람들을 본 일이 없었는데 다들 너무 반가웠고, 곧 다시 볼 수 있길. 어디서든 언제든 .

아, 그리고 지금에 와선 나도 부럽지만 이 게는 정말 맛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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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미국 횡단기, 그 첫번째

왜냐고 물으신다면 할 말은 없지만, 억지로 우겨보자면, 여행을 시작하기 몇 주쯤 전, 충동적으로 동쪽 바다를 보고 왔더랬다.

그리하여, 그야말로 동쪽 끝에서 서쪽 끝 횡단 완성!

횡단도 즉각적이고 충동적이었지만, 바다에 간 건 그야말로 즉각적이었던지라, 가면서 한 유일한 계획은, 최대한 아무 것도 하지 말자는 거였고, 덕분에 가서 한 일은, 숙소에 누워서 술 마시고 자다가, 굴을 까고 먹으면서 술 마시고, 아침 먹으면서 술 마시고, 잠시 해변을 거닐다가, 쉬면서 바다를 보며 술을 마시고, 다시 굴을 먹으며 술을 마시고, 이차로 술 마시고, 숙소에서 쉬면서 술을 마시고…..

대략 n년만에 같은 장소, 심지어 같은 숙소에 다시 방문했는데, 마침 지금이 성수기인지, 겨울이었던 예전에 갔을 때와는 사뭇 다른 장소 같은 느낌이었다. 예전에 왔을 땐, 정말 조용하고 아직 사람들이 별로 방문하지 않는, 그래서 음식점도 거의 없는 느낌이었는데, 일단 상당히 북적거렸다. 여전히 덜 개발되었지만, 무언가 분방하고, 놀겠다고 모여든 사람은 꽤나 많은, 미국 같지 않은 느낌. 왠지 아주 예전에 봤던 일본 드라마 비치보이스가 떠오르는 동네 분위기랄까, 바닷가 마을들이 대부분 그렇겠지만, 유독 여유로움이 감도는 동네여서, 뭔가 눌러앉고 싶은 느낌이 들더라.

아무튼, 가장 우리의 일정 중 가장 여행객다운 행보는, 앱으로 몇 안되는 맛집 검색해서,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컨셉의 해산물 가게를 발견하고, 이틀이나 연달아 갔던 것. 아직 그나마 4월의 끝자락을 잡고 있었기에, R이 들어있는 달이니, 굴이나 실컷 먹자하고, 무제한으로 굴을 쪄준다는 이 곳을 찾아갔다. Bowens Island Restaura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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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시피, 조금도 깔끔하지 않고, 상당히 어두침침한 곳에서 아저씨 한명이 열심히 굴을 찌고 있고, 무제한이나 쟁반 단위, 둘 중 하나를 선택해서 주문할 수 있다. 남부 해안가에 와서 해산물 튀김을 먹지 않는 것은 예의가 아니기에, 끝없는 고민 끝에 일단 쟁반 하나를 주문했다.

무제한이든 유제한이든, 찐굴을 먹겠다고 결정하면, 굴 까는 칼과, 행주;;; 비슷한 걸 준다. 그리고, 삽으로 굴을 퍼서 적당히 쌓아올린 굴을 아래처럼 내 준다.
거의 어딜 가든 마시는 동네 IPA는 플라스틱 컵에, 사우스 캐롤라이나의 IPA인데, 맛있다! (뭔들; )

밖에 날씨도 괜찮고 눈앞에 펼쳐진 풍광도 괜찮아서 자리를 잡았는데, 초파리떼의 습격으로 결국 실내로 퇴각.

초파리에게 인기있는 음식을 눈 앞에 두고 있지 않다면, 해가 질 무렵의 바깥 풍경은 제법 좋다.

밖에 날씨도 괜찮고 눈앞에 펼쳐진 풍광도 괜찮아서 자리를 잡았는데, 초파리떼의 습격으로 결국 실내로 퇴각.

초파리에게 인기있는 음식을 눈 앞에 두고 있지 않다면, 해가 질 무렵의 바깥 풍경은 제법 좋다.

베란다에서만 바라보긴 좀 아쉬우니, 해변을 잠시 산책하고는, 호텔 수영장에 딸려있는 의자를 발견하고 유레카!
바다 앞에 수영장을 놓는 양키들의 마음을 사실 아직 잘 이해할 순 없지만, 그 옆에 지붕까지 놓고, 온몸으로 바닷가용이라고 외치고 있는 듯한 의자까지 비치해 두었으니, 뒹굴어야하지 않겠는가. 정말 이보다 대충 만들 수는 없을 거 같은 칵테일도 (어쨌든 술이 제법 많이 들어가서) 기대했던 것보다 맛이 괜찮았고, 양키 마음을 이해할 수 있는 현지화에 한 발 더 다가가는 유익한 여행.. (뭔 소린지)

 

저렇게 하루 종일 뒹굴어도 멀쩡했는데 어째서인지 마지막 날 밤 모기인지 벌레의 습격을 받고, 결국 어울리지 않게 해도 뜨기전에 눈을 떠 버려서, 해돋이나 볼까하고 어슬렁거리며 걸어나갔는데, 역시 나와 바다의 일출/일몰은 인연이 없는 듯, 구름이 날 맞이하더라. 원래 진정한 사진사는 이런 구름을 더 좋아한다던가, 그러나 난 진정하지 않으므로, 그냥 대충 몇 장만;;

너무 급하게 떠났던 일정인지라, 이 날 오후에 다시 아틀란타로 돌아와야 했던 모종의 이유 때문에, 급하게 아침 먹고, 귀환.

동네 자체가 주는 여유로움인지, 여기저기 다니면서 이렇게까지 게으르게 늘어져있었던 적이 없었는데, 이것 또한 정말 좋더라.
방에 누워있어도 문 열어놓으면 바다 냄새 나고, 바다 소리 들리고, 심심해지면 적당히 걸어나가면 또 바다, 배고파지면 또 슬슬 걸어나가면 앞에 음식점들. 게다가 적당히 장사 잘 되니 맛있는 생맥주. 더 뭘 바라겠는가.이렇게 급하게 같이 놀러갈 시간, 장소, 금전, 그리고 동행인이 있다는 건 그야말로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 아닌가.그리하여, 원래는 그래도 다녀왔는데 글 한번 못 쓴 거 같아서 잠시 언급하고, 진짜 횡단 여행의 시작기를 쓰려 했으나, 오늘 할 일은 이것으로 끝! 언제가 될 지 모르는 다음 편에서 찾아뵙겠습니다;;;

 

 

 

미국을 횡단해보기로 했다.

미국 횡단이라니, 이 녀석 아직도 그런 것도 안했어? 싶을 수도 있겠다. 이상하게도 남북으로는 잘도 운전하고 다녔는데, 가장 서쪽으로 운전해 갔던 게 뉴올리언즈다.

모처에 일정을 고민해보고자 글을 쓰다보니, 내 황폐한 공간이 떠올랐다. 이렇게 글을 쓰니 아까운데, 기록으로 남길 겸 간만에 본진에도 글을 남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요즘 어차피 집을 옮길까 하는 생각이 들지 아니한 것도 아닌 것이, 전에 잠시 서버 접속 안되던 때에, 이러다가 문득 교내 비비들처럼 홀연히 사라져버리는게 아닌가 싶었다. 그러나, 최근 프리챌도 내가 모르는 사이 사라지지 않았던가. (거기도 싸질러 놓은 글이 한바닥일터인데;; 사실 조금 아깝지만, 프리챌 없어졌다는 이야기 들을 때까진 들어가보지도 않았다. ) 아무튼 어차피 기업에서 하는 거라고 안전하지는 않을 거 같은데다가, 요즘 이리도 들을 안 쓰는데 새삼스레 새로운 곳 개설하는 것도 좀 이상하지 않은가. 그래서 글을 쓰기 위해 일단 집에 통보를 했다. 원래 놀러다니는 건 최대한 집에 티 안내고 다니는 아직도 졸업 못한 열등생인지라;; 몰래 다녀오려고 했는데, 그래도 간만에 꽤나 길게 작정하고 여행가게 되는 지라, 뭔가 기록해둬야겠다는 생각이 든거다. (다만, 과연 얼마나 꾸준히 여행을 기록할 수 있을 지 자신이 없긴 하다.) 왠지 가족들에게 통보를 하고 나니, 왠지 야반도주 같았던 여행이 진짜 여행의 기분으로 바뀌어서, 갑자기 실감나게 기뻐졌다. (아직 아무도 안 봐서 잔소리를 안 들어서 그런 거 같다)

아무튼 그래서 할 일은 산더미 같은 오늘 오후, 문득 이런 거 캡쳐나 하고 있다. 이번엔 끝까지 마무리 짓는 과하게 길지 않은 글을 쓰는 걸 목표로 삼아야겠다. 앞으로 얼마나 더 일정이 바뀔지, 더 자세해질 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대략의 계획은 이렇게.

대략적으로 3천마일쯤 운전하게 될 거 같다.

일정

일정

5/7 Atlanta -> St.Louis (or Kansas City)

5/8 St.Louis -> Denver

5/9 Denver (Rocky Mountain NP)

5/10 Denver (Rocky Mountain NP)

5/11 Denver -> Grand Junction

5/12 Canyonlands NP

5/13 Bryce NP, Zion

5/14 ?

5/15 Bryce NP -> Las Vegas

5/16 Las Vegas

5/17 Las Vegas -> San Jose

뭐, 얼마만의 글인지도 모르겠는데, 날 알고 여길 아직도 들어오는 이가 누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일단 살아있다는 걸로.